[협심증 병상일기 1] 심장 관상동맥 좁아진 협심증/ 병원 진단 어떻게?
이제 막 1년이 되었습니다.
심장이 어린 나이에 이렇게 문제일지 꿈에도 몰랐습니다.
오늘은 제가 1년전에 겪었던 협심증과 심혈관 조영/ 중재술
관상동맥을 스탠트를 삽입한 병상일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1년 전쯤 하루는 등산을 갔습니다.
오랜만에 산에 오른 거라 무척 힘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이상한 게 북한산을 오르는데 이렇게 까지 힘들다고?
저 스스로도 체력이 저질이라 이건 너무 심한 거 아냐? 싶었습니다.
산행 내내 계속 쉬기를 반복하며 무리하지 않으려 했지만
조금만 움직여도 갑갑한 증상이 심하게 왔습니다.
아내랑 숨소리를 크게 내면서 하나, 둘, 하나, 둘
마치 과호흡을 진정시키듯 깊게 숨을 쉬어야만 등산이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회사에 일이 있어 사무실에 들러
후배들과 담배를 한대 폈습니다.
아내한테는 비밀이었지만
회사에서 가끔 동료, 후배들과 흡연을 해왔었습니다.
술은 늘 마셔왔고요
어쨌든 담배를 한대 피우는데 다시 숨쉬기가 힘들어졌습니다.
깊게 숨을 들이마셔야만 진정이 되었습니다.
회사 소파에 10분 동안 가만히 누워있어야만 좀 나아지더라고요.
왜 그렇게 갑갑한지 뭔가 조금 이상했습니다.
그래도 이때까진 '운동해야지 안 하니깐 이렇지'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뒤 집에서 평온한 주말 아내와 함께 라면을 먹는데
갑자기 심장이 갑갑하며 숨쉬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어지럽고 누워야만 하는 상황.
다시 깊게 숨을 내쉬어 조금 진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아무래도 이상하다며 심장 소리를 들어보겠다고
가만히 귀를 갖다 댑니다.
그때 아내가 하는 말이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뛴다고 이야길 해줬습니다.
이건 나중에 의사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건데
가끔 '철렁' 내려앉는 거 있죠? 그런 증상이 부정맥이었습니다.
아내가 부정맥이 있는 것 같다고
없는 지식에 웹서핑을 동원해 환자로 만들어 버립니다.
아내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오빤 큰 병원 가자고 하면 또 안 갈 거니깐 내가 작은 병원 예약해 뒀어"
지금 생각해 보면 절 살린 거죠 ㅎ
그렇게 마포에 있는 심장병원에 방문했습니다.
개인병원이지만 심장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라
이것저것 볼 수 있다길래 억지로 끌려갔습니다.
채혈, 소변, 혈압, 심전도검사,
운동부하검사(영화 보면 나오죠? 심전도처럼 몸에 붙이고 러닝머신에서 달리는 ㅎ)
x-ray, 심장초음파(갈비뼈 안에 있어 꾹꾹 눌러 찍어서 얼마나 아프던지 ㅠㅠ)
하루 심장박동 추적관찰(기계를 몸에 달고 하루를 생활했습니다)
2~3일에 걸쳐 모든 검사를 해봤습니다.
사실 검사비용이 조금 비싸서 날짜를 실비보험 적용되게끔 여러 날에 걸쳐 받았습니다.
그 모든 검사를 받았는데 부정맥 말곤 아무런 증상을 찾지 못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혹시 모르니 CT 찍어볼래요?"
답답한 마음에 '괜히 며칠째 돈만 들고 이걸 또 찍으라고?
멀쩡한 사람 환자 만들고 너무 바가지 씌우는 거 아닌가?'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지만
결국 찝찝함은 해결하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 이거 찍고 없음 건강한 거겠지.'
"네. 찍을게요"
아휴~ 지금 생각하면 아찔 하네요. 이걸 왜 안 찍을 생각을 했는지 ㅎㅎ
CT를 당일 오전에 찍었습니다.
결과는 2~3일 후에 알려준다고 예약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CT 결과가 이렇게 나왔습니다.
그런데 오후에 병원에서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빨리 병원 오셔야겠어요"
"왜요?"
"원장님이 빨리 오시라 그럽니다!"
"네..."
속으로 불안한 마음에 좋지 않을 소식이라고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대뜸 보더니
"엠블런스 타고 왔어요? 어떻게 왔어요?"
저는 속으로
'이분 갑자기 왜 이러시지? 다른 환자와 착각하시나?'
의사 선생님 말론 지금 아주 위급한 상황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사진 한 장을 보여주십니다.
저도 40년 넘게 살았지만 제 심장을 처음 대면하네요.
인사할 겨를도 없이 어딘가 문제가 있어 보이죠?
하연 핏줄이 관상동맥입니다.
그 관상동맥이 지금 끊여졌죠?
의사 선생님은 끊어졌다고 표현하시더라고요.
90% 넘게 막혔다는 뜻입니다.
심장에서 관상동맥은 심장을 감싸고 있는 동맥입니다.
심장을 감싸고 있는 왕관 같은 '관'을 뜻한다고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심장에 혈액이 많이 다녀가지만 정작 심장은 펌핑만 하지
그 혈액을 바로 공급받지는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심장을 감싸고 있는 관상동맥이 심장에게
산소와 혈액을 공급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놈이 막혔답니다. 지금 급하답니다.
그래서 수술을 빨리 해야 한다고 절 이렇게 부르셨다고 해요.
그 와중에 겁이 났던지 제가 이런 질문을 합니다.
"수술 안 하면 어떻게 돼요?"
선생님이 의외로 평온하게 이야기하십니다.
"죽어"
"......"
징으로 머리를 때렸을 때 아마 그럴 겁니다.
'뎅~'
올바른 사고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일단 위급한 상황을 대비해 처방을 해줍니다.
"위급상황시 글리세린을 혀 밑바닥에 넣고 녹여요.
그러면 혈관이 확장돼서 숨쉬기 편해져요.
5분간 약효가 지속되는데 3번 이상 계속되면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가지 않으면"
"않으면요?"
다시 평온하게
"죽는 거 지모"
그 평온함 속에 어찌나 단호하게 죽는다는 말씀을 하시던지.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연계된 병원으로 다음날 진료를 잡아주셨고
일주일 후 수술할 수 있게 해 주셨어요.
뭐 이렇게 2주일 만에 심장질환자가 되어버렸네요 ㅎㅎ
그러고 보니 상병명에 'LAD stent'라고 적혀있네요.
LAD(Left Anterior Descending artey) 좌전하행동맥이라고 하네요.
막힌 곳이 좌전하행동맥으로 좌심실 전반, 심실중격, 심첨부에 혈액을 공급한다고 합니다.
상기환자는 최초 등산 시 chestpain(가슴통증) 있어 내원하여
echo(심장초음파) TMT(심전도) HT(고혈압?) 시행하였고
H. CT(심장 CT)상 상기소견 있어 의뢰드림.
열심히 검색해 보니 이런 이야기 같은데요? ^^;
이게바로 협심증이더라구요 ㅠㅠ
그동안 방송에서만 듣던 그 병명에 나에게 있었다니 충격이었습니다.
이렇게 내몸내관을 다시 해봤습니다.
다음번엔 'LAD stent'를 어떤 절차로 진행했는지 하나하나 알려드릴게요.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건강은 자만해선 안 되는 것 같아요~
아내가 아니면 전 아마도 ㅠㅠ
항상 아내에게 감사하면서 살아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