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격리해제 d-1
일주일간 힘든 사투를 끝냈습니다.
3년전 우리나라에 상륙한 그녀석과는 치명성, 전염성은 많이 달라졌겠지요.
하지만 지금까지 말로만 들어왔던 그녀석의 세는 역시 그대로 였습니다. 아직도 세는 꺽이지 않은것 같습니다.
다들 많이 고생하셨겠어요. 직접격어보니 뼈저리게 느낍니다.
일주일 아플 수 밖에 없었고, 가족에게 전염시킬 수 밖에 없었고, 일주일 잠만 잘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무기력하게 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면 회사 후배와 같은날 양성 판정과 증상이 나타났으니 같은날 함께 걸린듯한데 어디서 옮겨왔는지 도무지 감이 오지않습니다.
첫날
으슬으슬하고 춥더니 입맛이 뚝 떨어지고 새벽이 왜 그렇게 긴지 아침이 오지 않은것같아 몹시 힘들었습니다.
추위와 사투 끝에 죽는건 아닐까 걱정했으니까요.
둘쨋날
오전 10시경 "양성판정"을 받았습니다. 주사한대 맞고 다 나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제 다 아팠으니깐.
그리고 격리.
처음엔 회사 안가고 갇혀 있는다니 오히려 좋았습니다.
그동안 못 읽었던 책도 읽고 너무 좋다. 이상태면 잘 이겨낼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녁까지 책 한권읽고 취침. 아니 사투 시작. 동장군과 싸우는건지 코로나와 싸우는건지.
혼자 끙끙앓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엄살 아닙니다. 몸은 이미 스스로 보호 모드에 들어갔습니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자신을 보호합니다. 기모에 거위털이불을 꽁꽁싸메고 웃옷부터 바지 펜티까지 흠뻑 젖습니다.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 흠뻑젖은 옷을 널고 다시 새로운 기모옷을 껴입고 2차전 들어갑니다. 새벽 6시 다시 널었던 옷이 바짝 마는걸 확인하고 다시 교체해 입습니다.
어차피 3시간 마다 갈아 입어야하니 새옷은 더이상 안꺼냅니다.
그렇게 세쨋날, 네쨋날이 갑니다.
닷새만에 정신을 조금 차립니다. '갑자기 이렇게 좋아진다고?' 정말 이해 안가지만 괜찮아졌습니다.
앞선 포스팅처럼 약이나 진료나 여러가지 방법으로 이겨내려 했지만 결국엔 잠과 시간이 약이었습니다.
이상하지요? 옛말에 감기는 병원가면 일주일, 안가면 7일 이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감기도 코로나니 그런가 봅니다. 그러고 보면 유행지나 걸렸던 신종플루도 그랬었구요.
죽이 아닌 다른 종류의 식사도해보고 미각이 살아나는듯 합니다.
그리고 몸무게는 3키로 정도 훌쩍 빠졌네요. 무엇보다 좋은건 뱃살이 쏙 빠진것 같습니다. 몸도 살고싶었는지 지방을 태우면서 몸의 에너지를 만든 것 같습니다. 배가 홀쪽해졌네요. 갑자기 다이어트 의지가 생겨버립니다.
엿샛날
게임을 시작합니다. 살만한가 봅니다. 제 자신이 웃깁니다. 약간의 보상심리 같아요. 며칠뒤면 회사 가야되니 마지막을 알차게 보내보자. 뭔가 본전을 찾으려고 합니다. 수염도 덥수룩하게 길러봤습니다.
이제 국가가 나에게 배려해준 시간이 끝나갑니다. 아쉽습니다. 시간만 말입니다. 절대 코로나가 아쉬운건 아닙니다.
이번 코로나를 격으면서 느낀점이 많았습니다.
처음 걸렸던 나로선 사람들이 코로나가 아프다는 이야길 역지사지로 몸소 겪으며 이해했습니다.
코로나때 재택하셨던 분들. 멋있으세요. 훌륭하십니다.
지난번 코로나 걸렸던 아내에게 난 걸리면 안되니깐 격리하자. 내가 갇혀있을게. 전염을 피해 격리했던 나.
이번엔 코로나 걸린 남편 챙기느라 전염된 아내를 보면서 세상 세상 정말 재수없는 남편이라는걸 나 스스로 깨달았습니다.
여보 미안해요. ㅜㅜ
끝으로 내가 일을 못나가도 일하지 않아도 돈이 자동으로 모이는 자동화 시스템이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 몸뚱아리가 언제 고장날지 모르니 말입니다.
앞으론 부업관련 경험과 여러 자료들을 공유하는 포스팅을 올리면서 하나씩 정리를 해볼까 싶습니다.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사는 인생을 만들어 가야겠다는 강한 교훈을 한번더 얻고 갑니다^^/
문뜩 본전 생각 나는건 저만 그런거 아니겠죠?^^